제일 사랑받는 CSS가 제일 안 깔린 CSS라면 — Interop 2027 제안이 열렸다
State of CSS 2026에서 개발자들이 가장 좋아한 새 기능은 앵커 포지셔닝. 그런데 아직 브라우저 지원이 가장 얕은 기능이기도 하다. 그 간극을 메우는 Interop 프로젝트와, 방금 열린 2027 제안을 퍼블리셔의 시선으로.
퍼블리셔로 일하던 시절, 제 하루의 상당 부분은 “이 브라우저에선 왜 다르게 보이지”를 붙잡는 데 갔어요.
같은 CSS를 짰는데 크롬과 사파리가 다르게 그리면, 원인을 찾아 분기 코드를 넣거나 방식을 통째로 바꿨죠.
크로스브라우징이라는 이름의, 꽤 고단한 일이었어요.
그 고단함을 브라우저 회사들이 제도로 만든 게 Interop 프로젝트예요.
구글·애플·모질라·마이크로소프트가 매년 “올해는 이 기능들을 서로 똑같이 동작하게 맞추자”고 합의하고, 공통 테스트를 정해 통과율을 공개로 추적해요.
그리고 이번 달, Interop 2027 제안이 열렸어요 — 9월 3일부터 23일까지, 저장소에 GitHub 이슈로 “2027년엔 이걸 맞춰달라”를 누구나 낼 수 있어요.
낼 수 있다고 아무거나 되는 건 아니에요.
Interop은 새 기능을 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 표준이 선 걸 브라우저마다 똑같이 만드는 자리예요.
그래서 조건이 분명해요 — 이미 성숙한 웹 표준(W3C·TC39 등)이 있고, 벤더 간 미해결 반대가 없고, 테스트로 검증 가능할 것.
아직 논의 중인 아이디어는 “너무 이르다”고 돌아가요.
최종 스코프는 2027년 2월 4일에 공개되고요.
여기서 재밌는 대목이 State of CSS와 겹쳐요.
방금 나온 State of CSS 2026에서, 개발자들이 올해 가장 좋아한 새 기능 1위는 앵커 포지셔닝이었어요.
사용량도 전년 대비 15%p 뛰어 가장 큰 증가폭이었고요.
툴팁·팝오버를 자바스크립트 위치 계산 없이 CSS만으로 붙이는 그 기능이요.
그런데 앵커 포지셔닝은 아직 브라우저 지원이 제일 얕은 축에 드는 기능이기도 해요.
가장 사랑한다고 꼽은 기능이, 정작 실무에선 “전부 깔렸나?”를 제일 못 믿는 기능인 거예요.
마음은 이미 넘어갔는데 브라우저가 아직 못 따라온 이 지점이, 정확히 Interop이 존재하는 이유예요.
실제로 앵커 포지셔닝은 Interop 2026의 초점 영역 중 하나고요.
Interop 2026은 지금 진행 중이에요.
올해는 앵커 포지셔닝, 컨테이너 스타일 쿼리, 스크롤 기반 애니메이션, 뷰 트랜지션 같은 걸 초점 영역으로 잡았고, 접근성 테스트·모바일 테스트·JPEG XL·WebVTT는 조사 영역으로 뒀어요.
진행 상황은 대시보드에서 브라우저별 통과율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요.
연초엔 낮던 점수가 실험 빌드에서 한 해 동안 차오르는 걸 지켜보는 게, 예전에 caniuse를 새로고침하던 습관과 묘하게 닮았어요.
퍼블리셔의 눈으로 이 프로젝트가 반가운 이유는 하나예요.
크로스브라우징은 원래 각자 방에서 분기 코드로 때우던 일이었는데, Interop은 그 부담을 브라우저를 만드는 쪽으로 옮겨요.
내가 분기하던 걸, 벤더들이 애초에 안 갈라지게 맞춰주는 방향.
표를 채우던 사람 입장에선 체크박스가 저절로 초록으로 바뀌는 셈이에요.
State of CSS에서 하나 더 눈에 띈 건 AI 문항이었어요.
응답자 대부분이 CSS 작업에 AI를 절반 이하로만 쓴다고 답했고, 코멘트엔 “아직 AI가 CSS를 그렇게 잘하진 못한다”가 붙었어요.
레이아웃이 미묘하게 틀어진 걸 눈으로 잡아내는 감각은, 아직 사람 쪽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브라우저가 격주로 버전을 올리는 요즘 이야기는 지난 글에 적었고요.
내고 싶은 기능이 있다면 9월 23일 전에 이슈를 열면 돼요.
저는 목록을 보다가, 옛날에 분기 코드로 우회하던 것들이 하나씩 초점 영역에 올라오는 걸 보고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때 그 우회들이, 이제는 맞춰야 할 것으로 공식 목록에 적히고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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