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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코드를 짜주는 시대, 퍼블리셔의 강점은 오히려 세진다

"AI가 다 짜주면 퍼블리셔·프론트엔드는 위험한 거 아냐?"를 자주 듣는다. 직접 에이전트로 개발하며 느낀 건 정반대였다. 짜는 일이 싸질수록, 읽고 검증하고 판단하는 눈이 비싸진다.

“AI가 코드를 다 짜주면, 퍼블리셔나 프론트엔드는 위험한 거 아니에요?”

개발로 전환한다고 하면 자주 듣는 말이에요.

그런데 에이전트를 옆에 두고 몇 달 만들어보니 결론은 정반대였어요.

짜는 일이 싸질수록, 그걸 읽고 판단하는 눈이 비싸져요.

예전엔 코드가 귀했어요.

한 줄 한 줄 사람이 타이핑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빨리 많이 짜는 능력이 곧 실력이었고요.

지금은 코드가 흔해졌어요.

에이전트에게 시키면 diff가 쏟아져요.

그러면 병목이 옮겨가요 — 이 diff가 맞나, 를 판단하는 쪽으로.

화면이 의도대로 동작하는지, 접근성이 깨지지 않는지, 엣지 케이스에서 무너지지 않는지.

코드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 검수하는 게 일의 중심이 돼요.

여기서 반전이 있어요.

그 검수의 눈은 새로 배우는 게 아니라, 퍼블리셔가 10년 길러온 근육이거든요.

마크업을 보며 “이거 스크린리더에서 어떻게 읽히지”를 늘 상상했고, 레이아웃을 짜며 “이 폭에서, 이 글자 수에서 깨지지 않나”를 항상 의심했고, 디자인을 화면으로 옮기며 “의도대로 보이나”를 눈으로 검증해왔잖아요.

AI가 짜준 UI를 받아서 “여기 포커스 순서가 이상한데”, “이 상태일 때 텍스트가 넘치는데”를 짚어내는 일 — 이건 개발 경력이 아니라 화면을 오래 본 사람이 잘해요.

하나 더.

에이전트에게 일을 시키는 건 결국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말하는 능력이에요.

이것도 퍼블리셔에게 익숙하죠.

디자이너·기획자와 애매한 시안을 두고 “이 여백은 왜 이만큼인지”, “이 상태는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를 끝없이 확인하며 일해왔으니까요.

모호함을 구체적인 명세로 바꾸는 일, 그게 프롬프트의 본질이더라고요.

물론 마냥 안심하자는 얘긴 아니에요.

검수를 잘하려면 결국 그 아래 로직을 이해해야 해요.

이 코드가 맞는지 틀린지 판단하려면 상태가 어떻게 흐르는지, 서버가 뭘 보장하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지금 상태 설계와 타입, 백엔드 기본기를 파고 있어요.

퍼블리셔의 강점을 무기로 유지한 채, 그 아래 층으로 이해를 넓히는 것 — 그게 지금 잡은 방향이에요.

AI 시대에 사라지는 건 타이핑 노동이지 판단이 아니에요.

오히려 판단이 더 귀해지고요.

화면을 오래 본 사람이라면 그 판단력을 이미 갖고 있는 거예요.

위기가 아니라 때라고 저는 봐요.

N
NACRE
Writing on less ·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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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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