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여러 개를 굴리는 하루 — 나는 검수하는 자리에 선다
이 블로그·디자인 시스템·날씨앱을 각각 다른 AI 에이전트 세션에 맡기고, 나는 조율하고 검수한다. 여러 에이전트를 병렬로 굴리는 실전 워크플로우와, 그때 사람이 붙잡아야 할 자리를 정리한다.
요즘 제 일하는 방식이 몇 년 전과 가장 달라진 지점이에요.
AI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통째로 맡기고, 그걸 여러 개 동시에 굴려요.
저는 코드를 치는 자리가 아니라 조율하고 검수하는 자리에 서고요.
이 블로그가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어서, 그 하루를 적어봐요.
nacre.kr이라는 우산 아래 프로젝트가 여러 개예요.
이 블로그(blog.nacre.kr), 날씨앱(today.nacre.kr), 그리고 둘을 하나의 결로 묶는 디자인 시스템. 이걸 각각 다른 에이전트 세션에 맡겨요.
블로그 세션은 글과 페이지를, 디자인 세션은 토큰·컴포넌트·인터랙션을, 날씨앱 세션은 기온별 옷차림이나 오늘 열리는 축제 같은 기능을.
한 세션에 다 시키지 않는 이유는 사람이랑 똑같아요.
맥락이 섞이면 품질이 떨어지거든요.
각 세션이 자기 저장소, 자기 문제에 집중할 때 결과가 제일 좋았어요.
여기서 재밌는 문제가 생겨요.
디자인 세션이 만든 자개 빛 인터랙션을 블로그에 반영하려면 두 세션이 같은 저장소를 건드리게 돼요.
사람 팀이 브랜치 나눠 일하다 머지 충돌을 조율하는 거랑 똑같죠.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이 생겨요 — “디자인 세션아, 이 내용을 파일로 정리해서 브랜치에 올려줘” 하면 블로그 세션이 그걸 읽어서 글에 반영.
저는 그 사이에서 누가 무엇을 언제 하는지를 정해요.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 교통정리를 하는 거예요.
여러 에이전트를 굴리며 분명해진 게 있어요.
자동화될수록 사람의 자리는 더 또렷해진다는 것.
하나는 방향을 정하는 자리예요.
”블로그를 개발 이야기로 realign하자”, “이름은 자개니 결도 그쪽으로” 같은 판단은 에이전트가 대신 못 해요.
취향과 정체성의 문제라서요.
또 하나는 검수하는 자리.
에이전트가 올린 diff·글·디자인이 내가 원한 그것인지 판단하는 것 — AI 시대에 제일 비싸지는 능력이 이거고요.
마지막은 맥락을 잇는 자리예요.
세션 A가 만든 걸 세션 B가 알게 하는 것.
지금은 제가 손으로 나르지만, 여기가 앞으로 제일 재밌어질 부분 같아요.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에요.
세션이 늘수록 제가 검수할 양도 늘어나요.
에이전트 셋이 각자 diff를 쏟아내면 그걸 다 읽고 판단하는 건 결국 저 하나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많이 굴리기보다, 내가 검수할 수 있는 만큼만 병렬로 두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생산이 아니라 검수가 병목이니까요.
제 하루는 이제 코드를 치는 하루가 아니라 방향 정하고, 나르고, 검수하는 하루예요.
에이전트가 손을 대신할수록 저는 눈과 판단으로 일해요.
그리고 그 눈은 퍼블리셔로 10년 길러온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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